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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글

새벽 생활

※이 글은 스스로의 경험을 조금씩 섞은 아무런 근거 없는 메모입니다. 부디 이곳에 불시착하여 뜻하지 않게 이 글을 읽게 된 사람이 엉뚱한 오해를 하거나 이 글을 읽고 불쾌감을 갖게 되지 않길 바랍니다.





 사람은 원하는대로만 살 수 없다. 지금 나의 모습을 보라. 아침에 잠들고 저녁에 일어나 새벽에 생활을 하는 나의 모습을. 이것은 내가 현재 외부와의 연결고리를 끊고 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인간의 몸은 스스로 영양소를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영양기가 가득한 음식을 골라 먹거나 햇빛을 쬐어야 건강에 좋다는것도 규칙적인 낮 생활의 필요성에 한가지 이유가 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이유는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것에 있다. 


 사람은 사람과 만나서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지 간에 교류를 하고 산다. 공적인 업무도, 사적인 업무도 주로 낮와 저녁 사이에 이루어진다. 사람은 사람을 만나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 만남은 주로 낮 동안에 이루어지는 일이다. 그런데 그런 사회에서 새벽에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니. 고립되기에 딱 좋은 환경이다.


 잠깐 동안의 그런 생활은 괜찮다. 새벽의 고요함과 적막함, 세상에 나 혼자뿐인것 같은 고독을 즐길 수 있는 경험으로 삼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단기간 동안' 이라는 경우 하에 가능한 경험이다. 새벽생활이 길어지면 사람은 점차 기력을 잃는다. 활동이 줄어들고 점차 한 공간 안에서만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지내게 되며 운동량이 줄어드니 점차 먹는 양도 줄어든다. 평소에 식탐이 별로 없던 사람이라면 생존을 위해 하루에 한 끼만 먹는 일도 다반사가 된다. 그럼 몸은 점차 유연성을 잃고 근육량도 줄어들며 지방만 늘어나서 몸이 불편해 지게 되고, 그 결과 운동량이 더 줄어드는 악순환만 반복된다. 그리고 몸이 망가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새벽 생활은 육체적 뿐만 아니라 정식적으로도 부식을 일으킨다. 대부분의 인간은 낮에 일하고 밤에 잠을 잔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니 새벽에 활동하는 사람은 면대면 대화를 할 기회가 줄어들고 점차 사회성이 떨어진다. 결국, 여러번 언급했지만, 고립되는 것이다. 어쩌다 한 번 외부와 교류를 할 기회가 생기면 낯설어지고 어수룩하게 대화하는 스스로가 위축된 것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나름 규칙적이던 새벽생활 패턴이 무너지고 몸은 피곤해진다. 그리곤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아 사람을 만나도 별로 좋은 일이 없구나' 그리고 또 다시 고립.


 내가 왜 이렇게 고립이라는 단어를 자주 언급하느냐면,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고요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일지라도 주변에 어느 최소한의 자기 사람이 있기를 원한다. 고독은 사람을 성숙하게도 하지만 그것이 지속되면 사람을 갉아먹곤 한다. 그렇기에 위험한 것이다. 


 결국 하고싶은 말은, 사람은 사람과 어울려 살아야 하고, 어울려 살기 위해서는 낮에 생활을 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밤 늦게까지 하고싶은 것이 있다 하더라고 참고 잠을 자는 절제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마음대로 원하는 때에 자고 일어나 원하는 때에 먹는 생활은 생존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가 지금 무슨 글을 썼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일단은 현재 스스로의 생활에 반성하고자 이 글을 적었다. 참사람이 되자 나 자신.



2016.05.17.

오전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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